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해왕성의 고리와 위성을 선명하게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1989년 보이저 2호가 해왕성에 근접 비행하며 고리를 포착한 이후 약 33년 만의 성과다.
해왕성 고리의 선명한 포착
지난 7월 12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는 해왕성의 고리와 미세한 먼지 띠, 그리고 14개 위성 중 7개를 촬영했다. 나사는 이 사진들을 9월 21일 공개했다. 강력한 적외선 탐지 기능 덕분에 수십억 km 떨어진 해왕성의 희미한 고리를 보이저 2호가 근접 비행할 때만큼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태양계에서 고리를 가진 행성으로 토성이 주로 알려져 있지만, 목성, 천왕성, 해왕성도 고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토성을 제외하면 이들의 고리는 얇고 어두워 관측이 쉽지 않다. 나사 과학자 하이디 해멜은 “이번이 적외선으로 해왕성의 먼지 고리를 관찰한 첫 사례”라며 “제임스웹의 뛰어난 이미지 품질 덕분에 해왕성의 희미한 고리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왕성의 고유한 특징
해왕성은 태양으로부터 약 45억 km 떨어져 있어 지구보다 태양과의 거리가 30배나 멀다. 이로 인해 해왕성에서 정오의 밝기는 지구의 황혼 무렵과 비슷하다. 현재 지구와 해왕성 사이 거리는 약 43억 km다.
해왕성은 얼음으로 구성된 맨틀과 수소, 헬륨, 메탄으로 이루어진 대기를 가지고 있어 천왕성과 유사하다. 두 행성이 푸른빛을 띠는 이유는 대기 속 메탄이 태양빛의 붉은 부분을 흡수하고 푸른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진은 근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되어 메탄 가스가 적외선을 강하게 흡수하면서 어둡게 나타났다.
트리톤: 해왕성보다 밝은 위성
이번 사진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왕성 왼쪽 위에서 밝게 빛나는 위성 트리톤이다. 트리톤은 질소 얼음으로 덮여 있어 햇빛의 약 70%를 반사하기 때문에 메탄 가스로 덮인 해왕성보다 더 밝게 보인다.
트리톤은 해왕성과 반대 방향으로 자전하는 특이한 궤도를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트리톤이 원래 해왕성의 위성이 아니라 카이퍼 벨트에 있던 천체가 해왕성의 중력에 의해 포획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이퍼 벨트는 해왕성 바깥에 위치한 작은 천체들의 집합체로 태양계를 도는 천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나사는 이번 관측이 해왕성의 구조와 고리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